국외 근현대사 관련 아카이빙 사례조사 및 난민‧이주 비교연구 국제협력 기반 구축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원(원장 김치완, 철학과 교수) ‘쿰다로 푸는 제주 섬의 역사와 난민 사업단’과 제주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 ’국내외 근현대 제주 자료 DB 구축을 위한 제주학 연구 기반 확보‘ 사업단은 지난 6월 28일(토)부터 7월 1일(화)까지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대만 가오슝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현장 조사는 전년도 대만 북부 지역(타이베이)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대만 남부(가오슝) 지역으로 조사 범위를 확장하여 제주 관련 자료의 소장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학술 및 교육, 전시 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제주학 자료의 수집 및 DB화에 필요한 국제적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자 추진됐다. 현장조사 동안 가오슝시립역사박물관과 시립도서관 신총관, 권촌, 전쟁과평화기념공원, 보얼예술특구, 다카오 영국영사관 등을 답사했으며, 국립중산대학교 중국아태지역연구소와 원자오외국어대학 동남아학과를 방문해 학술교류 협력을 논의했다.

가오슝시립역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옛 가오슝시청 건물을 리모델링한 역사박물관으로 대만의 근현대사와 이주사와 관련한 전시뿐만 아니라 가오슝 2·28 사건에 대한 기록과 영상, 신문 자료 등을 통해 지역사 아카이빙과 전시 사례를 살펴보았다. 또한 국민당 정부 철수로 조성된 외성인(주로 군인 가족) 마을인 ‘권촌’, 제2차 세계대전과 국공내전·한국전쟁 등에 동원된 대만 청년들의 기억을 담은 ‘전쟁과평화기념공원(戰爭與和平紀念公園主題館)’을 통해 국가 정책에 따른 강제 이주와 문화적 충돌 양상을 조사했다. 다카오 영국영사관과 보얼예술특구 방문에서는 근현대 건축유산을 극장, 갤러리, 전시장 등 문화시설로 재생·활용하는 사례를 확인하며 역사공간의 보존과 활용 가능성을 모색했다.

대만 학술·교육기관과의 교류를 위해 대만 국립중산대학(國立中山大學) 중국아태지역연구소(Institute of China and Asia-Pacific Studies)와의 공동 콜로키움과 대만 원자오외국어대학(文藻外語大學) 동남아학과와의 공동 콜로키움을 진행했다. 제주4·3과 대만2·28의 집단기억, 동아시아 이주·난민·모빌리티 문제, 동남아 지역학과 한국학 교육 협력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각 기관은 향후 학술 네트워크 구축과 교류 강화를 통해 공동 연구와 교육 모델을 함께 발전시켜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또한 가오슝시립도서관 신총관을 방문해 지역 아카이빙 현황을 살펴봤다. 가오슝 시립도서관 신총관은 가오슝을 대표하는 공공도서관으로 지역의 도시사·이주사·사회운동 등 로컬 아카이브 자료를 폭넓게 축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문헌 자료까지 구축하며 자료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제주 관련 자료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역 생활사와 마을사 자료가 공공도서관 내에서 어떻게 체계적으로 보존·열람되는지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김치완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장은 “제주학과 한국학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일본·대만·동남아 지역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마이크로디그리 추진 등 학제간 교육의 방향성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탐라문화연구원이 모빌리티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 이주 문제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현장조사와 학술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학술 네트워크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탐라문화연구원은 2019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되어 현재 2단계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4년에 이어 제주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 <국내외 근현대 제주 자료 DB 구축을 위한 제주학 연구 기반 확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동 사업을 통해 오사카공립대학교 코리안연구플랫폼, 대만 중앙연구원 역사어언연구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동아시아 연구 학술 협력 네트워크 구축과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