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생명공학과 고영환 명예교수, 한국문학예술 시부분 신인상 당선
· 작성자 : 제주대학교 ·작성일 : 2024-04-12 10:23:59 ·조회수 : 2,416
제주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고영환 명예교수가 ‘한국문학예술’ 시부분에서 신인상에 당선됐다. 당선 작품은 <추억>,<음악분수 놀이>,<소낙비>,<바다가 화났다>이다. 심사위원들은 “고영환 시 <추억>은 고전 시학을 따르기 위한 수련이 보인다. 함축과 잘 선택된 비유, 절제미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가 시만이 아닌 이야기가 들어 있는 내용이 가득한 소설적 요소를 가미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도 느낄 수 있어서 일석이조이다. 시를 쓴 화자를 보지 않아도 마주 앉아 있는 것처럼 생생해서 반갑다. 박수를 보내며 이런 점들을 다듬고 변화를 가미한다면 한국문학예술 시인으로 탄생할 것이다.”라고 평했다. ▼신인상 당선 시 <추억 > 미루고 미루다가 /예전에 우리 놀던 그곳에 찾아갔었어요. //길도 /집도 /사람도 /모두 다 변해서 낯설어 보이더군요. //하긴 /오십 년의 세월을 어찌 견뎌내겠어요. //그런데도 /님의 모습은 /예전 그대로 변함없어요. //풋사랑은 천하장사 세월에도 끄떡없나 봐요./앞으로 오십년도 /그렇게 내 맘속에 남아있겠죠? <음악분수 놀이> 추석 달밤에 /동네 냇가의 분수대 테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형형색색 음악에 맞추어 /분수대가 물을 뿜어 올린다. /불암산 비탈을 미끄러진 바람 타고 /물방울이 춤추듯 흩어져 내린다. /간간이 /관객의 탄성이 냇물 따라 흐른다. //흥이 난 꼬마가 엄마 손을 이끌고 분수대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소리친다. //찍어 찍어, /할머니, 찍어, /할아버지, 찍어, /아빠도 찍어. /세 대의 카메라가 돌아간다. //네 살배기가 리듬에 맞춰 깡충깡충 실룩실룩 /뒤에 쳐져 앉은 관객은 쑥덕쑥덕. //쟤 봐라, 쟤. /귀여워, /웃겨. //놀이의 주인공은 손녀다. /연출 감독도 그러하다. <소낙비>더위에 추~욱 늘어진 한낮 //쏴아~/번쩍번~쩍 /우르르 콰아앙 /우두드드//갑작스러운 소란에 /감나무 잎은 끄덕끄덕 /장미 덩굴은 흔들흔들 //위잉~ /하늘높이/비행기 지나는 소리 /빗소리에 묻혀 멀어져간다. //한 번 더 /번쩍번~쩍 /우르르 캉캉캉 //쏴아아~ //더위야 꼼짝 말아.//잦아드는 열기/창밖으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바다가 화났다> 큰비가 쏟아졌던 뒷날 //누르락푸르락 /바다가 화났다. /뭍에서 쓸려온 흙탕물에 더러워졌다고. //헐레벌떡 /가쁜 숨을 몰아쉬고, /온몸을 뒤틀며 /희뿌연 열기를 내뿜는다.//그래도 성에 안 찬 듯 //으라차차 철썩 /바위에 머리를 처박는다. /흑발이 백발 되어 공중으로 흩어진다. //바다 갈매기 /끼루룩끼루룩 /갯바람 타며 바다 위로 미끄러진다. //성난 바다는 갈매기를 덮칠 듯 말 듯 /엉뚱하게 화풀이한다.
